
최근 홍수와 화재 등 여러 재난 상황을 접하면서 문득 우리 집에는 갑자기 대피해야 할 때 가져갈 물건이 얼마나 준비되어 있을까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손전등이나 건전지, 보조배터리 등을 모아둔 작은 키트는 있었지만 재난을 대비해 별도의 생존가방을 만들어둔 것은 아니었습니다. 생수와 물티슈 같은 생활용품도 평소 사용하는 만큼 여유 있게 보관하는 정도였습니다. 이번에 국내 공식 재난 대비 정보를 살펴보니 지금 가지고 있는 물품과 실제 재난에 대비해 준비할 물품에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최근 재난 소식을 보며 우리 집 준비를 돌아봤습니다
평소에는 집에 물과 생활용품이 있고 손전등이나 보조배터리도 있으니 갑자기 필요한 일이 생겨도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여러 재난 상황을 접하면서 갑자기 집을 나서야 하거나 전기와 수도를 평소처럼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전쟁이나 장기간 고립에 대비해 많은 물품을 따로 쌓아두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비상용품을 한꺼번에 구매하기보다 지금 집에 무엇이 있고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인지부터 돌아보게 됐습니다.
우리 집에 있던 것은 재난가방보다 여행용 키트에 가까웠습니다
저희 집에는 이전부터 손전등과 건전지, 보조배터리, 마스크, 밴드, 물티슈 같은 작은 생활용품을 모아둔 키트가 있습니다.
처음부터 재난 상황을 대비해 만든 가방은 아닙니다. 평소에는 한곳에 보관해두었다가 여행을 갈 때도 필요한 물건을 꺼내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한 소형 생활키트에 가깝습니다.
장기간 고립될 상황을 가정해 식량이나 식수까지 모두 담아둔 가방은 아니기 때문에 현재 가지고 있는 키트만으로 재난 대비가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모든 물품을 한 가방에 넣지는 않았습니다
손전등이나 건전지, 보조배터리처럼 크기가 작은 물품은 하나의 키트에 모아두고 있습니다. 반면 생수나 물티슈 박스, 생활용품 리필처럼 부피가 큰 물건은 평소 사용하는 재고와 함께 따로 보관합니다.
실제로 저희 집의 보관방식은 작은 생활키트와 별도의 생활재고로 나뉘어 있습니다.
| 구분 | 현재 보관하는 물품 | 사용 방식 |
|---|---|---|
| 소형 생활키트 | 손전등, 건전지, 보조배터리, 마스크, 밴드, 물티슈 등 | 한곳에 보관하고 여행을 준비할 때도 활용 |
| 생활재고 | 생수, 물티슈 박스, 생활용품 리필 등 | 평소 사용하면서 부족해지면 보충 |
다만 이렇게 물품이 나뉘어 있다는 사실과 비상시에 바로 들고 이동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다는 것은 다릅니다. 현재 생활재고를 그대로 재난용 대피가방이라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앞으로는 이동할 때 필요한 물품을 따로 살펴볼 생각입니다.
소형 키트는 안방 생활용품 수납장에 보관합니다
작은 생활키트는 현관이 아니라 안방의 생활용품 수납장에 넣어두고 있습니다.
안방 수납장에는 평소 사용하는 자잘한 생활용품을 수납바구니별로 나눠 보관하고 있는데 그중 한 구역에 소형 키트도 함께 두었습니다.
비상시에 대피하기 좋은 위치를 계산해서 정한 장소는 아닙니다. 평소 필요한 물건들이 모여 있고 여행을 준비할 때도 꺼내기 편해서 사용해온 자리입니다.
이번에 재난 대비를 생각하면서는 보관 위치도 다시 보게 됐습니다. 평소 사용하기 편한 안방 수납장과 갑자기 집을 나서야 할 때 빠르게 가져가기 좋은 위치가 반드시 같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이동용 물품을 보완한다면 가족이 위치를 알고 쉽게 꺼낼 수 있는지도 함께 생각해보려 합니다.
체크리스트는 처음 구성할 때 사용했습니다
처음 소형 키트를 만들 때는 필요한 물건을 빠뜨리지 않으려고 체크리스트를 활용했습니다.
하지만 한 번 구성을 마친 뒤에는 매번 목록을 다시 작성하거나 물품 수량과 교체일을 따로 기록하지는 않았습니다.
키트를 열어보면 어떤 물건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사용해서 빠진 물건은 다시 채우고 상태가 좋지 않은 물건은 교체하는 방식으로 관리해왔습니다.
저에게 체크리스트는 매달 작성하는 관리표보다는 처음 물품을 준비할 때 빠뜨린 것이 없는지 살펴보는 용도에 더 가까웠습니다.
우리 집에서는 여행 전이 자연스러운 확인 시점이 됐습니다
저희 집은 비상용품을 확인하는 날짜를 별도로 정해두지 않았습니다.
대신 1년에 한두 번 여행을 준비할 때 보관해둔 소형 키트를 꺼내게 됩니다. 그때 필요한 물건이 그대로 있는지 살펴보고 사용한 물건을 채우거나 상태가 좋지 않은 제품을 바꿉니다.
이렇게 여행 준비가 자연스럽게 물품 상태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어왔습니다. 다만 여행 전 확인만으로 재난용품의 유효기간이나 배터리 상태를 항상 적절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번에 재난 대비용으로 키트를 보완한다면 평소 여행 준비와 별개로도 필요한 물품의 상태를 살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여행 전 보조배터리가 부풀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올해 일본 여행을 준비하면서 보관해두었던 보조배터리를 꺼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품 가운데 부분이 눈에 띄게 부풀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보조배터리가 있는지만 생각했는데 실제로 꺼내보니 그대로 사용하기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결국 그 제품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새 보조배터리로 교체했습니다.
왜 부풀었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다만 이 일을 겪고 나니 보조배터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조배터리가 부풀거나 외형이 변형됐다면 충전하거나 계속 사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런 제품은 임의로 누르거나 분해하지 않고 제조사 또는 지자체의 적절한 처리 안내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지금은 보조배터리를 확인할 때 충전 상태뿐 아니라 외관에 이상이 없는지도 함께 살펴보게 됐습니다.
생수와 물티슈는 비상용으로 따로 묵혀두지 않습니다
저희 집은 평소 보리차와 생수를 함께 마십니다. 생수는 코스트코나 트레이더스 같은 대형마트에서 2L 6병 묶음을 여러 개 구매해 보관하고 있습니다.
보관해둔 생수 중 필요한 만큼 냉장고에 옮겨 마시고 남은 수량이 10병 미만 정도로 줄었을 때 대형마트에 갈 일이 있으면 보통 3~4묶음 정도를 다시 구입하는 편입니다.
재난용 생수를 따로 사서 오랫동안 보관하는 방식이 아니라 평소 마시는 생수를 계속 소비하고 다시 채우는 방식입니다.
물티슈도 비슷합니다. 평소 사용하는 물건이라 여유 있게 구매해두지만 비상용으로 별도 보관한 뒤 교체일을 기록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집에 생수가 여러 병 있다는 것과 재난 상황에 필요한 식수가 충분하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현재 재고가 가족의 필요량이나 공식 준비 권고를 충족하는지는 아직 따로 계산해보지 않았습니다.
대용량으로 사는 물건과 조금씩 사는 물건을 구분합니다
저희 집은 2인 가구지만 물티슈나 일부 생활용품처럼 평소 계속 사용하고 보관하기 쉬운 공산품은 대용량으로 구매하는 편입니다.
반대로 보관기간이 짧거나 관리가 필요한 식품은 무조건 많이 구매하지 않습니다. 필요한 만큼 조금씩 구입하는 물건도 있습니다.
누룽지처럼 평소 자주 먹고 보관기간에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식품은 kg 단위로 구매해 필요한 만큼 덜어 먹기도 합니다.
이런 구매 방식은 재난에 대비해 물자를 모으기 시작한 것이 아니라 평소 소비량과 보관 편의를 생각하면서 자리 잡은 생활습관입니다.
보관하기 쉬운 물건은 여유 있게 두고 관리가 까다로운 식품은 필요한 만큼 구매하는 편이 저희 집에는 잘 맞았습니다. 재난 대비용 식량은 이런 평소 구매습관과 별개로 보관조건과 소비기한, 조리 없이 먹을 수 있는지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용량 생활재고는 뒷다용도실에 나눠 보관합니다
저희 집에는 별도의 팬트리가 없어 뒷다용도실을 생활재고 보관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약 40~60L 정도의 대형 수납박스를 9개가량 두고 물티슈와 각종 생활용품 재고를 종류별로 나눠 보관합니다.
결혼하면서 각자 사용하던 살림을 합쳤기 때문에 수납박스를 모두 같은 디자인으로 새로 구매하지는 않았습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수납함도 함께 활용하고 있습니다.
수납박스가 불투명해 겉에서 내용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조금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어떤 물건이 들어 있는지 알아볼 수 있도록 박스마다 라벨을 붙여두었습니다.
재고 종류가 아주 복잡한 편은 아니라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라벨을 보고 해당 박스를 열어 남은 양을 확인합니다. 별도의 수량표를 작성하거나 재고를 하나씩 기록하지는 않습니다.
이 공간은 재난 대비용 비축창고가 아니라 평소 사용하는 생활용품을 보관하는 곳입니다. 다만 이번에 비상용품을 다시 생각하면서 집에 이미 있는 물건을 찾고 확인하기 쉽다는 점은 도움이 된다고 느꼈습니다.
공식 재난 대비 기준을 보니 현재 키트와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이번에 비상용품을 다시 살펴보면서 국민안전24의 비상대비 물자준비 안내와 미국 FEMA Ready의 비상용품 목록을 참고했습니다.
국민안전24는 비상대비 물자준비 항목에서 식량과 식수, 상비약품, 휴대용 전등, 라디오와 건전지 등 가정에서 준비할 물품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해당 자료에는 비상사태에 대비한 장기간 물자 준비 내용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모든 자연재난의 단기 대피가방에 동일한 수량을 적용하는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FEMA Ready 역시 물과 상온 보관 식품, 손전등, 여분 배터리, 응급용품, 충전수단 등 기본 물품과 가족의 개별 필요에 따른 추가 준비를 안내합니다.
| 준비할 물품 | 살펴볼 내용 |
|---|---|
| 식수와 식품 | 가족에게 필요한 양, 보관기간, 포장 상태, 조리 가능 여부 |
| 조명과 통신 | 손전등, 건전지, 보조배터리, 충전 케이블, 비상정보 확인 수단 |
| 응급·위생용품 | 구급용품, 마스크, 물티슈, 위생용품 등 |
| 연락과 이동 | 가족 연락처, 필요한 문서, 이동할 때 가져갈 물품 |
| 가족별 추가 물품 | 복용 중인 약, 영유아·고령자·장애인·반려동물에게 필요한 물품 |
처방약이나 특별한 보관조건이 필요한 의료용품은 임의로 비축량이나 보관방법을 정하지 않고 의료진 또는 약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이 표는 저희 집 키트에 이미 들어 있는 물건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공식자료를 참고해 재난 대비 시 살펴볼 물품을 정리한 것입니다.
현재 저희 집에는 손전등이나 보조배터리 같은 기본 물품이 있지만 식수와 식량을 포함한 이동용 재난가방을 완성해둔 상태는 아닙니다. 공식정보를 살펴보니 평소 가지고 있던 생활용품과 실제 재난에 대비한 준비를 구분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완벽한 생존가방보다 우리 집에서 부족한 것부터 보완합니다
이번에 재난 대비 정보를 확인했다고 해서 갑자기 많은 물품을 구매하거나 집 안에 대량의 재난물자를 쌓아둘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동안 여행용으로 사용하던 작은 키트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다시 살펴보고 갑자기 이동해야 하는 상황에서 필요한 물품이 빠져 있지는 않은지 확인해볼 생각입니다.
평소 마시는 생수나 생활재고도 그대로 재난 대비 물품이라고 생각하기보다 실제로 필요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양과 상태인지 구분해서 보려고 합니다.
아직 부족한 물품을 모두 보완한 것은 아닙니다. 이번 글을 정리하면서 지금 가지고 있는 것과 앞으로 준비할 것을 나누어 생각하게 됐다는 점이 이전과 달라진 부분입니다.
우리 집 비상용품을 다시 볼 때 이것만 확인
처음 비상용품을 준비하거나 오랜만에 보관해둔 키트를 꺼냈다면 다음 항목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매번 별도의 기록표를 작성하기보다는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인지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 현재 집에 있는 손전등과 건전지, 보조배터리 등 기본 물품이 무엇인지
- 가족이 필요한 물품의 보관 위치를 알고 있는지
- 손전등처럼 전원이 필요한 기기가 실제로 작동하는지
- 건전지에 누액이나 외관 이상이 없는지
- 보조배터리가 부풀거나 파손된 곳 없이 정상적인 상태인지
- 충전 케이블이 현재 사용하는 휴대전화와 맞는지
- 밴드와 위생용품 등 교체가 필요한 물건은 없는지
- 생수와 보관식품의 소비기한 및 포장 상태가 괜찮은지
- 평소 사용하는 생활재고 중 부족해진 물건은 없는지
- 국내 공식 재난 대비 안내와 비교했을 때 빠진 준비물은 없는지
- 가족에게 따로 필요한 약이나 의료·돌봄용품은 없는지
저희 집에서는 여행을 준비할 때 키트를 꺼내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확인 계기가 됐습니다. 앞으로 재난 대비용으로 물품을 보완한다면 여행 일정과 관계없이 상태나 소비기한을 확인해야 하는 물건도 구분해서 관리하려 합니다.
참고한 공식 자료와 함께 읽기
국민안전24: 비상대비 물자준비에서 가정에서 준비할 식량·식수와 생활필수품, 상비약품 등 비상대비 물자에 관한 안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FEMA Ready: Build a Kit에서는 기본 비상용품과 가족별로 추가로 고려할 물품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미국의 안내이므로 국내 재난 행동요령과 구분해 참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계절에 따라 사용하는 물건을 정리하고 보관하는 방법은 계절 지난 물건을 보관하는 기준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저희 집에서는 여행용 소형 키트와 평소 사용하는 생활재고를 따로 관리해왔습니다. 여행을 준비하다 부풀어 오른 보조배터리를 발견해 교체한 일도 있었지만 재난에 대비해 필요한 물품을 체계적으로 준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최근 여러 재난 상황을 접하고 공식정보를 살펴보면서 지금 가지고 있는 물건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기보다 실제로 부족한 부분을 조금씩 보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외부 참고 자료
공간 조건이 집마다 달라질 수 있어 실내 환경과 안전 기준을 참고 자료로 덧붙였습니다.
공식 자료 열기미국 FEMA Ready 비상용품 키트 안내